제 아내는 건강보험공단에서 알려준 대로 건강검진과 위내시경 검사를 받았습니다. 1주일 뒤 보호자를 동반하고 오라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의사는 담담하게 말했습니다. "위암입니다"
그때부터 치료의 여정이 시작되었습니다. 글은 진단부터 시간의 흐름에 따라 쓰겠습니다.
또한 이 글은 위암 환자분과 가족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시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쓴 글입니다.
위암 수술 후기
위 내시경 검사
우리나라는 40세 이상 건강보험 가입자라면 2년에 1번 건강검진을 받을 때 위암검사도 받게 되어있습니다. 아내도 정기검진에서 위 내시경 검사를 받았습니다. 동네 내과였으며 2021년 10월입니다.
위내시경 검사를 하면서 의사는 조직검사를 해봐야겠다고 했습니다. 더 자세한 얘기는 하지 않았으며 검사결과를 봐야겠다고 했습니다.
1주일 뒤에 병원에서 아내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보호자를 동반해서 오라는 것이었습니다. 아닐 거라고 스스로를 위로했지만 두려움이 엄습해 왔습니다.
진료실에 아내와 함께 들어갔는데 의사는 담담하게 얘기했습니다. "위암입니다"라고요.
그러면서 "초기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고 가까운 대학병원에서 수술하면 됩니다"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당분간은 잠이 오지 않을 테니 수면제를 처방해 주겠다고 했습니다. 갑작스런 암 진단에 아내는 절망했습니다. 저도 어찌할 바를 몰랐습니다. 2~3일을 눈물과 함께 현실을 자각해야 했습니다.
병원 선택과 진료 투어
아무리 하찮은 암이라도 전이라는 것 때문에 가볍게 볼 수 없습니다. 당사자의 아픔은 말하면 뭐 하겠습니까. 슬픔과 눈물의 시간 속에서도 저는 정신을 차리고 정밀검사와 수술을 받을 병원을 알아봐야 했습니다.
먼저 인터넷과 유튜브를 검색해서 위암 수술 권위자를 찾았습니다. 결론은 서울에 있는 BIG 5 병원이라는 것이었습니다. 몇 군데를 선택해서 인터넷으로 예약했습니다.
우리나라 위암수술 권위자인 강남세브란스 병원의 노성훈 교수님, 삼성서울병원의 배재문 교수,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의 송교영 교수님, 서울 아산병원의 이인섭 교수님 이렇게 4곳을 예약했습니다.
강남세브란스병원의 노성훈 교수님은 일정이 맞지 않아 취소했고 첫 번째 진료는 삼성서울병원의 배재문 교수였습니다. 위내시경 검사를 했던 내과에서 사진자료와 조직검사 결과를 가지고 병원에 갔습니다. 이 선생님 너무 불친절했습니다. 암 환자 카페에 배재문 선생님한테 수술받으신 분들도 많았는데 저희 느낌은 일단 불친절했으며 동네 내과에서는 초기라고 진단했는데 초기가 아니라고 그 의사가 잘 몰라서 그런 거라고 퉁명스럽게 말했습니다.
저희는 안 그래도 불안한 마음에 초기라 아니라는 말에서 더 좌절해야 했습니다. 지방에서 올라온 터라 호텔에 묵었는데 그날 밤은 아내도 많이 울었습니다. 저는 이 배재문 선생님 추천하지 않습니다. 물론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두 번째는 서울성모병원의 송교영 교수님 이었습니다. 이분은 첫 만남부터 친절하게 잘 대해주셨고 일단 환자에게 걱정하지 말라고 또한 치료 방법이 다 있다고 안심을 시켜줬습니다.
정말 고마웠습니다. 이분 우리나라 위암 로봇수술 권위자입니다. 2021년에는 인터넷에 카페도 만들고 유튜브 방송도 했었습니다. 지금은 모두 폐쇄되어서 볼 수가 없지만요.
저도 이 카페에서 많은 정보를 얻고 안심도 하고 그랬습니다. 아마도 주변 다른 의사들의 공격을 받은 게 아닌가 추측해 봅니다. 본인이 치료하지 않은 환자들의 질문에도 없는 시간을 쪼개서 답글을 달아주신 분입니다.
서울성모병원의 특징은 수술 전 검사에서 꼭 대장내시경까지 포함해서 검사를 한다는 겁니다. 위와 장이 연결되어 있으니 한 번은 확인하고 수술하는 게 좋다는 겁니다.
세 번째는 서울아산병원의 이인섭 교수입니다. 이분도 진료 시에 담담하고 친절하게 잘 해주셨습니다. 자기가 보기에 초기가 맞으니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하였고 수술 스케줄과 검사 스케줄을 잡았습니다.
저와 아내는 서울성모병원과 서울아산병원 중에서 선택을 해야 했습니다. 아내의 의견은 서울아산병원에서 예전에 아이를 출산한 경험도 있기에 서울아산병원이 더 편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서울아산병원에서 수술하기로 했습니다.
입원 그리고 수술
아내는 위암 진단 한 달 만에 수술을 하게 되었습니다. 수술은 로봇수술을 하기로 하였습니다. 이유는 요즘은 중증 위암이 아니면 개복수술은 잘 하지 않는 추세라고 합니다.
그래서 저희는 수술 날짜도 빠르고 수술 후유증도 적은 로봇수술을 하기로 한것이죠.
당시 로봇수술 비용은 900만 원 정도 했던 것 같습니다.
입원 전에 별도 일정을 잡아서 내시경 검사와 CT를 찍었습니다. 입원은 수술 전날 13시에 했고 수술은 오전 08시로 잡혔습니다.
입원 당일은 병실이 1인실 밖에 없어서 1인실에서 하루를 있었고 수술 후에 2인실로 옮겼습니다. 제 생각에는 1인실은 무조건 한 번은 넣는 것 같습니다.
수술 당일 08시 수술장으로 가는 길이 왜 이렇게 긴지, 수술장 앞에서는 다른 분이 나와서 아내를 데려갔습니다. 잠깐 문이 열린 곳을 보니 수술을 위해 휠체어에 타서 대기하는 분들이 10분이 넘었습니다. 이제 각자 질병에 맞는 수술방으로 들어가는 것입니다.
자연스레 눈물이 그렁그렁해집니다.
수술은 2시간 정도 걸렸던 것 같습니다. 마취에서 깬 상태로 복수 주머니, 소변 주머니를 달고 아내가 병실로 왔습니다. 간호사의 말이 잠이 들면 안된다고 보호자가 깨워주라고 했습니다.
담당 주치의는 수술은 잘 되었다고 했으며 위의 80%를 절제했다고 했습니다. 위의 20%를 남긴 이유는 남기는 정도에 따라 불편감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회복과 요양병원 입원
입원 기간은 7일 정도였습니다. 아내는 몸이 좀 약했던 터라 가스도 잘 안 나오고 회복도 더뎠습니다. 회복을 위해서 반드시 해야 하는 것은 병동 복도를 걷는 것입니다. 그래야 가스도 나오고 회복도 빨라진다고 하여 일어설 수 있게 된 3일차부터 조금씩 걷기 시작했습니다.
걷기는 퇴원할 때까지 계속했습니다. 식단에 맞게 죽 위주의 식사를 했으며 결국 퇴원하여 근처 요양병원에 입원하였습니다.
암환자 전문 요양병원은 주 병원까지 차로 데려다주고 다시 데려오는 시스템과 식단, 주사 치료 등 체계가 잘 되어 있습니다.
요양병원에 입원하는 이유는 첫 번째가 위암 환자를 위한 식사를 집에서 준비하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특히나 아내가 수술하게 되면 남편들은 요리를 잘 못하는 부분도 있고 일을 쉬기가 어려운 이유도 있기 때문에 하루 5~6회 정도 식사를 준비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요양병원에서 식생활 적응과 면역 주사 등을 맞기 위해 입원했던 것입니다. 비용은 실비보험의 혜택을 봤습니다. 한 달 가량 입원하고 퇴원해서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습니다.
퇴원 후 집에서 식단과 식사법 그리고 덤핑 등의 더 자세한 얘기는 다음편에 하겠습니다.